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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무너지는가? - 홍성남 마태오 신부 / “함께하는 사목” (제203호 / 2021.7.1.)

관리자 | 2021-07-05 | 조회 302

교회는 무너지는가? 

홍성남(마태오) 신부 / 서울교구

 

코로나 사태 이후 성당에 나오는 신자 수가 급격히 감소하자 교회 내에서 여러 가지 걱정들이 분분하다. 주일미사 참례하지 않아서 편하더라는 일부 신자들의 말을 들은 사람들이 이러다가 성당 문 닫는 것 아니냐 하는 걱정을 할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런 걱정은 그 껍질을 벗겨보면 무기력증 혹은 변화하지 않으려는 속성이 불러일으킨 것들임을 알 수 있다. 

 

기업은 경영이 안 될 시 자기 문제가 무엇이 있는지 살펴본다. 왜 고객들이 자기 회사 상품을 사지 않는지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이다. 삼성 이건희 회장은 생전에 간부들에게 강조하길 부인 빼놓고는 다 바꾸라고 하였다고 한다. 기업이 살아남는 길은 기존의 것을 구태의연하게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찾아 진화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기에 그런 말을 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우리 교회에도 해당하는 말이다. 종교 역시 진화해야 한다. 오래된 것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세대, 새로운 국면을 맞은 사람들에게 맞는 사목 방안을 찾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 그런데 이런 노력은 없이 그저 앉아서 요즘 신자들이 신앙심이 약해졌다는 둥 갈수록 사람들이 종교를 멀리한다는 둥, 마치 동네 하릴없는 사람들처럼 구시렁거리기나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불안할수록 종교를 찾는다. 점집은 문전성시이다. 그런데 성당만이 조용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하고 자문자답을 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가진 불안감에 대한 작은 답을 ‘명동 밥집’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서울대교구장이신 염수정 추기경께서 추진하시는 명동 밥집. 밥집을 운영하는 실무자들에게서 감동적인 이야기를 듣는다. 처음 시작할 때 봉사자 걱정을 했는데 자원자가 700명이나 되었단다. 선행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자진해서 찾아온 것이다. 기업체에서도 돕고 싶다고 연락이 온단다. 개중에는 노숙인들과 함께 식사하고 난 후 조용히 후원금을 놓고 가는 분들도 적지 않단다. 돈에 중독되어가는 종교에 싫증이 난 사람들이 명동 밥집을 통하여 종교의 신선함을 맛보고 찾아오는 것이다. 명동 밥집과 유사한 복지센터들은 불황에도 불구하고 나보다 더 가난한 사람들을 돕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찾아온단다. 명동 밥집은 선행하고 싶어도 어디에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제공해 주며, 삶의 의미를 찾는 사람들에게 의미 부여를 해주는 자리이다. 그리고 명동 밥집은 우리 교회가 어디로 가야 할지를 알려주는 이정표이다. 

 

 육화의 신학. 주님께서는 사람이 되시어 이 세상에 오셨다. 이를 두고 하릴없는 신학자들이 주님의 몸이 어떤 것이냐 쓸데없는 논쟁으로 허송세월하기도 했는데 주님의 육화는 가장 낮은 자들과 함께하셨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이다. 교회는 낮은 자들과 함께해야 한다. 그것이 교회가 사는 길이며 성장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함께하는 사목” (제203호 / 202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