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인스타그램 후원하기 봉사신청
밥집소식
언론보도

[가톨릭평화신문][현장돋보기]“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관리자 | 2020-10-12 | 조회 382

 

[현장 돋보기]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전은지 헬레나(보도제작부 기자)

2020.10.11 발행 [1583호]

 

 
 


욕설을 내뱉고 소리 지르는 이들, 사회 질서를 파괴하는 위험한 존재, 게으르거나 일을 하기 싫어하는 사람들.

우리 사회가 노숙인 하면 쉽게 떠올리는 이미지다. 지하도 한 편에서, 거리 위에서 삶을 영위하는 이들을 교회가 직접 만나고 나섰다.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직원들은 지난 9월부터 일주일에 한 번 노숙인을 위해 간식거리를 배달한다. 직원들은 노숙인들을 어떤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화내고 소리 지르는 노숙인들이요? 그분들은 그나마 기력이 남아있는 분들이에요.”

거리 노숙인 대부분 말할 힘조차 없는 이들이라고 설명했다. 몸을 쉽게 일으키지 못하고, 봉사자들의 질문에도 겨우 눈만 깜빡이는 상태라고 했다. 생각보다 건강 상태가 위급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밥 다운 밥은 이들에게 오래전 얘기다. 코로나19로 무료급식소 대부분이 문을 닫으면서, 며칠에 한 번 겨우 챙기던 식사도 할 수가 없다. 여러 단체가 간식을 배달하며 그들의 상태를 점검하고는 있지만, 치아 상태가 온전치 않아 간식조차 제대로 먹기 힘든 이들이다.

서울대교구가 노숙인을 위한 무료급식소 ‘명동밥집’을 개소한다고 밝혔다. 한국 천주교회의 상징인 명동 지역에 문을 연다는 소식에 사람들은 열렬히 환영했다. ‘더럽고 피해야 할’ 노숙인이 아닌 ‘우리가 보살펴야 할’ 이웃을 위해 교회가 나섰다며 응원을 보냈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 진정한 교회의 모습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덕분에 한마음한몸운동본부의 전화기도 쉴새 없이 울리고 있다. 명동밥집에서 정기 봉사를 하겠다는 이들만 벌써 300여 명이 넘는다. 신자, 비신자 할 것 없이 팔을 걷어붙였다. 기증품이 쏟아지고, 사무실에 후원금 봉투를 두고 가는 이들도 생겼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마태 14,16)

한 끼 밥을 나누는 명동밥집이 우리 사회에 만들어낼 새로운 기적을 꿈꿔본다.

 

 

기사 원문링크 : http://www.cpbc.co.kr/CMS/newspaper/view_body.php?cid=788532&path=20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