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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자 후기

관리자 | 2022-12-06 | 조회 285

                                                                                       주님께서 쓰시겠답니다.

 

엄주호 바오로

군대에 다녀와서 여러 봉사활동과 실습을 하였습니다.

어느 곳에서든 봉사하고,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곰곰이 생각하며 지내다 보니, 저 멀리 아프리카나 해외원조가 필요한 아이들에게 집중한 나머지 도시빈민, 독거노인, 노숙인... 정작 우리 곁에 있고 손이 닿는 거리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저 멀리의 이상만이 아닌 내 손이 닿는 거리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었을까요. 지하철에서 마주하는 구걸인들을 보며 눈살을 찌뿌리지 않았던가요. 스스로가 부끄러워졌습니다. 순명은 그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능동적으로 해야 할 일을 찾아나서고, 삶의 자리에서 손에 닿는 이들을 지키고 도우며 하느님의 뜻대로 살기를 바라는 것이 순명이 아니었던가요.

항상 다음에는 ~~에 가거라라는 말에 순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연 내가 하지 않으면 아무도 하지 않을 일, 지금 당장 누군가라도 필요할 일을 찾고 허락을 구하는 것 또한 하느님의 뜻에 반하는 일이 아니라면 이루어지리라고 생각합니다.

밥집을 이용하시는 손님들께서 언제나 밝고 반갑게 인사해주시지는 않았습니다. 늘 웃으시고 반갑게 인사하시는 분이 계시면 반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에서 화를 내거나 손님들끼리 싸우시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럴때면 내가 배려하지 않은 부분이 있는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날은 봉사자분들끼리 감정 상하는 말씀을 하실때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모든 일이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봉사자분들은 도움이 되고 싶다, 봉사하고 싶다는 선한 의도로 오셨고 손님분들도 화내러 명동밥집까지 찾아오시지는 않았을 터이니 유쾌하지 못한 일이 생기더라도 그 안에서 평화를 찾으시기를 바라며 기도하면서 그래도 기도 한번 더 하게 하시는구나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밥집에서 봉사하는 동안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군대에서 생긴 난치병으로 일상생활에서도 불편감을 느끼는 손은 무언가를 쥐는 일에도 고통이 수반되었고 무거운 물건을 들 때에는 다른 봉사자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혼자서 그러한 일을 해야 할 때에는 주님께서 쓰시겠답니다.” 라는 구절이 정말 큰 힘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봉사자분들 중에서는 굉장한 고령의 봉사자분도, 참 어린 학생봉사자도 있었던 것을 보면 참 작게 계획했다고 하는 명동밥집이 원활하게 돌아갈 때에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또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라는 구절이 생각나는 순간들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명동밥집과 그 봉사자분들, 그 가족들에게 하느님의 평화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