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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자후기] 혼자서는 할 수 없었던 일, 함께여서 할 수 있었던 봉사의 기쁨을 알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관리자 | 2021-06-24 | 조회 596

“먼저 갈게.”

“언니, 오늘도 봉사 가는 날이구나?”

“어떻게 알았어?”

“완전 신나있잖아.”

“그런가?”

주일 9시 미사 전례 봉사를 끝내고 명동 밥집에 오는 날 제 표정은 다른 날과 다른 모양입니다. 친한 지인 몇 명에게만 이야기했는데 바삐 움직이며 인사하는 얼굴만 보고도 봉사 가는 날이라는 걸 아는 걸 보면 말입니다.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죠?”

2주에 한번 가장 밝은 목소리로 명동 밥집 봉사자분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전, 명동 성당 입구를 들어서는 순간부터 설레고 행복해지니 다른 날과 다를 수 밖에 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

명동밥집 봉사자로 처음 명동성당에 왔던 날, 낯설기만 했던 분들과 모든 것들로 한없이 작아지고 조심스럽기만 했던 시기도 있었지만 지금은 새로운 달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가장 먼저 명동 밥집 봉사가는 날을 체크하고, 한번 더 갈 수 있는 날은 없을지 체크를 하게 됩니다.

참 신기하게도 명동 밥집에서 봉사하는 날은 끝내고 돌아오는 길은 다리가 퉁퉁 부은 것처럼 아프다가도 자고 일어난 월요일 아침은 다른 날보다 더욱 개운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한 주가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때때로 평소의 저보다 목소리도 한 톤 더 높아지고, 신나서 말도 많아지게 되는 것도 같습니다.

봉사자분들과 함께 해주시는 유경촌 주교님의 모습과 날씨가 더워 비오듯 흐르는 땀에 옷이 흠뻑 젖어도 찡그린 표정 하나 없이 함께 봉사해주시는 신부님들과 봉사자분들은 힘든 순간이지만 그 속에서 서로를 위해주시고 즐겁게 함께 봉사를 해주십니다. 그 모습을 보며 저도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조금씩 닮아가야겠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식사를 대접하는 분들도, 따뜻한 식사를 드시기 위해 오시는 분들의 모습 속에도 감사함과 행복함이 있음을 느끼는 곳이 명동 밥집입니다.

일상에서 겪게 되는 힘듦과 때때로 찾아오는 불만들이 가득하던 날을 보내다가도 제 짧은 시간을 나누었을 때 돌아오는 따뜻한 식사를 맛있게 드시고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다시 오겠다고 말씀하시고 돌아서는 그 모습에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그 마음으로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한 주를 기쁘게 맞이할 수 있습니다.

그 덕분에 매일 기도 중에 기억해야 할 분들이 점점 더 많아져 때때로 이름을 빼먹어 다시 기도하기도 하지만 그 순간도 제 기쁨입니다.

혼자서는 할 수 없었던 일, 함께여서 할 수 있었던 봉사의 기쁨을 알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길은주 요셉피나